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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7 누가 실수를 덜 할 것인가

 으레 우리는 만일 누군가가 크게 성공했다면 그 사람의 성공 사례를 되짚어보고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요소에 대해서 뽑아내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요소는 성공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사람보다 그와 경쟁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한 사람이 아무런 방해없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사례들을 가장 초일류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컴퓨터 회사를 예를 들어 세밀하게 사례를 되짚어보고 있다.

 IBM, MS, 인텔, 마이크로프로, 델 등 아직까지 컴퓨터 업계에서 군림하고 있는 거대한 기업들이 초창기 어떻게 서로 실수를 해가면서 그 자리를 확보해갔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S-DOS 는 빌게이츠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기 보다는 당시 IBM이 접촉하고자 했던 다른 기업의 안하무인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빌게이츠를 선택하게 했고, 그로 인해 빌게이츠는 소프트웨어의 황태자로 군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당시 IBM은 가정용 PC 진출을 위해서 OS 선정을 젊고 패기가 있는 젊은이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IBM은 그 대안으로 다른 업체를 접촉했고, 이 업체는 IBM의 가정용 PC 진출에 대해서 너무나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그동안 벌어놓은 돈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도통 관심이 없었고, 이런 사태는 MS에게 성공을 안기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밖에도 이러한 사례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나 또한 90년도 초반 대학때 신문기자 시절 열심히 사용했던 워드스타 이야기도 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MS 워드보다 워드스타를 사용하는 이유를 잘은 몰랐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조판과 관련된 작업을 할 경우, MS 워드보다는 워드스타가 상당한 기능을 제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심지어 글자수도 역시 워드스타가 제공했었는데, 이 기능은 원고료 책정시에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능이다. 아무튼 상당한 기능을 제공했던 마이크로프로의 워드스타가 MS 워드에 무릎을 꿇은 것 또한 마이크로프로사의 잘못된 정책 내지 고객의 요구를 시대에 맞게 내놓지 못한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90년대 중후반 나는 인터넷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고, 당시에 네스케이프는 MS의 익스플로어보다 많이 사용되는 브라우져있으며, 당연히 나도 네스케이프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직업이 프로그래머인 나는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면서 국내에 언제부터인가 MS 익스플로어가 전반적으로 사용됨을 깨달았다. 결국 네스케이프는 얼마전에 문을 닫아버렸다. 그 원인 또한 네스케이프를 만든 회사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네스케이프로 일약 돈방석에 앉은 네스케이프의 창시자들은 공공연히 MS를 비하했고 증오했다. 이 틈에 MS는 조용히 익스플로어 개발에 착수했고, 결국 익스플로어가 네스케이프의 기능을 훨씬 뛰어넘게 되었다. 물론, Windows OS에 익스플로어를 끼워 파는 반칙을 쓰긴 했지만, 네스케이프는 이러한 MS의 추격을 무시한 채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대신, 아예 네스케이프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겠다고 하고, 결국 그 기간 동안 추월한 익스플로어를 결국 쫓아가지 못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기업이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에 대한 핵심 특성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업계 역사를 열심히 탐구하는 기업 관리 구조
- 업계를 분석하여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이해하는 관리자
- 기본적인 기업 '유형 '이해' (영업 위주, 마케팅 위주, 기술 위주 등)
- 사내 연령 차별 분위기의 유무
- 기질적으로 균형 잡힌 관리 그룹
- 관리자에게 전체 그림을 가르치려는 노력


 역사는 반복하기 나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초난감한 사태를 저지르는 기업의 역사는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으며, 그 틈에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아니 실수를 덜 저지르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posted by Elvis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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