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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 들의 도시

문학 2009. 1. 20. 01:08

누구나 초등학교 (또는국민학교) 시절 들어보았음 직한 우리나라 속담. “눈가리고 아웅”, 오늘은 때거지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내용, 바로 포르투갈 작가 중 한명인 주제 사라마구가 쓴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이다.

1. 내용은 이렇다. 어느 도시의 어느 한 사람을 필두로 전염병 처럼 번져가는 실명. 마른하늘에 날벼락 이라고, 멀쩡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눈이 멀게 되자, 정부는 이 질병의 확산을 막는다는 미명아래 그들을 한 정신병원에 가둔다. 정신병원에서 자행되는 더러운 모습들. 눈먼 자들이 불을 내고, 밖으로 뛰쳐 나왔을 땐 이미 전 도시가 눈이 멀고 만다. 단 하나의 여자 (책에서 말하는 안과)의사의 아내를 제외하곤.

의사의 아내는 그의 남편과 몇 몇 실명한 이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노력하여, 그들을 돌본다.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동안과 도시에 갇혀 있는 동안, 그녀는 실명한 인간과 실명한 인간을 대하는 실명하지 않은 인간들 속에서 때론 실명한 것처럼 또 실명하지 않은 것 처럼 행동하며, 살아 남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던진다. 마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처럼.

2. 저자는 눈이 멀어가는 인간과 그들을 대하는 정부를 통하여 인간의 내면과 이들이 이루는 사회(조직)을 그려내며 현실을 비꼬고, 의사의 아내에 인간의 선함을 그려냄으로써 부패한 현실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주인공들이 눈이 먼 후 찾아가는 행복을 그리며,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한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인간의 목소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단어 아래 수 없이 자행되는 불법적인 악행들을 우리는 지켜보며 살아가고 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선한 소수의 목소리를 짓누기는 것을 보며, 우리는 눈먼 자들과 무엇이 다른가 라고 의심을 해볼만 하지 않을까? 

3. 이 책의 구성이 상당히 독특했다. 독자의 집중력을 배가 시키는 구어와 술어가 구분되지 않는 문체. 누구인지 어디인지 알려 주지 않고, 특유의 묘사, 은유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였다. 하지만, 문제집 속의 답안지가 포함되어 문제를 푸는 재미가 떨어지도록 하는 것처럼, 책의 맨 뒤에 포함된 어느 교수의 설명은 저자의 의도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있어, 독서 후 저자의 의도를 푸는 재미를 반감시켜버렸다. 

들리는 소리에 의지하여 먹을 것을 찾아다니며, 본 모습을 보지 않고 손과 발로 형체를 생각하고, 찾은 먹이를 몰래 숨겨두고 혼자서 독차지하려는 눈먼자들의 모습. 잘못된 길을 바로 앞만 보며 걷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이 우리 모습이 아닌가? 이제 그만 눈을 뜨고 앞을 보고 잘못된 길임을 인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런 나라가 되어야 겠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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