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그리고 올 들어서 그렇게 사상과 색깔론을 많이 이야기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동안 내가 그렇게 갇혀서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국방부의 '금서'라는 데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무슨 내용인지도 궁금했던 것도 있었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기독교적인 내용으로 인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장하준이라는 교수는 주목받는 경제학 교수라고 한다. 그는 경제를 움직이는 손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면서 이 책을 쓴 것 같다. 완벽하게 자유로운 시장 경제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가건 지역이건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위 경제의 선두 주자인 원래는 착한 사마리아인이었던 선진국들이 자신들이 행했던 것을 잠시 잊어두고 오로지 자신들의 부를 위해서 남을 곤경해 빠뜨리는 나쁜 사마라아인으로 바뀐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발전을 했던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물론, 그의 시각은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상황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어찌보면 국가가 개입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날의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굳이 국방부가 '금서'라는 멍에를 씌울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다. IMF와 같이 막강한 경제적인 권력을 가진 기구를 통해서 선진국들이 주장하고 있는 바는 과거의 대한민국이 했던 국가의 개입을 막고 자신들과 같이 경쟁할 수 있는 완벽한 시장 자유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비유한 것처럼 이는 온갖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제는 완전하게 성숙한 어른과 이제 막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하는 부모의 도움을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초등학생을 동일 출발선에 놓고 경쟁을 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가 말하는 것과 같이 이러한 상황이라면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미 선진화에 들어선 나라들이 이전에 하던 방식대로 공공분야에 대한 공기업화를 추진하는 방향의 반대로 민영화를 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와 문제점에 대해서 표명하고 있다. 공공분야에 대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말하는 것도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 상황까지는 공기업화로 운영하는 방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금서'에 대한 논란은 차지하더라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다양한 시각이 나올 것이다. 시각의 다양화라는 차원에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던지는 메세지는 기존의 시장주의 체제와는 다른 견해로 접근할 필요는 있다. 저자의 시각은 기존에 자유 경제체계를 바로 보는 시각의 또 다른 단면이기 때문에 좀더 나은 방향으로 경제를 운영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문제 의식에 대해서도 한번쯤 고려해서 더 나은 대안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하나의 틀 - 자유 경쟁 체제 - 안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른 폐해를 나을 것이 분명하고, 그러한 폐해는 결국 누군가의 손해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공정 무역이라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라는 원칙이 지켜지게끔 노력한다면, 다른 쪽의 부를 탐해서는 안된다는 가장 보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며, 이러한 노력은 서로 win-win 하는 전략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posted by Elvis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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