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평범한 것들, 늘 보아오던 것들은 늘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작은 탐닉이라는 시리즈의 여덟번째로 나온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라는 책은 바닥이라는 소재를 다시 한번 다른 시각으로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나 자신도 바닥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다. 그냥 하루에도 늘 발을 디디면서 다니는 바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쓴 사람의 시각이나 생각을 예전에는 왜 가지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시 바닥이라는 세계가 정말 제 각각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는 듯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착각을 일으킨다.
사실 평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으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어찌보면 나에게 그다지 불편하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고, 그것은 어느 누군가의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나에게 익숙하게 만들어졌음을 의미한 것일텐데, 어찌보면 이들의 노력과 수고를 나는 당연하다고 느끼는 만큼 일상화가 되어버린 것일게다.
그러한 여러가지 형태의 평범함들은 무심코 보아서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변화들이 있고, 그 변화들 속에 숨어있는 의미들을 작가는 하나하나 상상에 의해서 묘사하고 있다.
특히나, 평범한 장면을 평범하지 않은 장면들로 담아내기 위한 작가의 세심함들이 책의 사실감을 더 해주는 듯하다. 바닥을 표현하려는 사람들은 그 바닥이 어떤 용도를 사용될 것인지를 알겠지만, 그 바닥을 밟는 이들에게는 그러한 용도에 맞게 사용한다는 생각이 안들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바닥이 그 용도에 맞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바닥이란 누구든지 밟을 수 있고, 누구든지 그 자리에서 소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점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Elvis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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